고르는 시간 by ijuyun
영화·드라마

살인자ㅇ난감 후기와 시청시간, 8화 7시간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8화 7시간 10분을 끝까지 본 후기입니다. 손석구와 최우식이 부딪히는 긴장, 도덕적 딜레마를 유머로 푸는 각본, 두 편씩 나흘이면 고르게 끝나는 회차 구성을 함께 적었습니다.

밤의 좁은 뒷골목, 가로등 하나가 젖은 아스팔트를 비추고 있다

시청 후기이 글은 작품을 끝까지 시청한 뒤 작성했습니다. 감상과 평가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보는 시점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제목부터, 그리고 7시간 10분

먼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살인자ㅇ난감」이 정식 제목입니다. 오타가 아닙니다. 가운데 자음 ’ㅇ’을 어디에 붙여 읽느냐에 따라 “살인자, 난감”도 되고 “살인 장난감”도 됩니다. 보고 나면 두 쪽 다 말이 된다는 걸 알게 되고, 등장인물 이름과도 걸려 있습니다.

2024년 2월 9일에 여덟 화가 한꺼번에 공개됐고, 회차별 러닝타임을 더하면 430분, 7시간 10분입니다.

회차 러닝타임 누적
1화 51분 51분
2화 53분 1시간 44분
3화 51분 2시간 35분
4화 50분 3시간 25분
5화 63분 4시간 28분
6화 46분 5시간 14분
7화 58분 6시간 12분
8화 58분 7시간 10분

앞 네 화는 50분에서 53분 사이로 거의 같고, 흔들리는 쪽은 후반입니다. 가장 긴 5화가 63분인데 바로 다음 6화가 46분으로 가장 짧습니다. 저녁에 한 편씩 보신다면 5화가 있는 날만 한 시간을 넘긴다고 잡으시면 됩니다. “8부작”이라는 말만 듣고 여덟 시간을 잡아 두면 한 시간 가까이 남습니다.

회차마다 톤이 바뀌어 지치지 않습니다

여기부터는 여덟 화를 끝까지 본 뒤의 감상입니다.

일곱 시간이 넘는데도 지친 구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유가 분명합니다. 에피소드마다 톤이 달라집니다. 어떤 회차는 코미디에 가깝고, 어떤 회차는 정통 스릴러이고, 갑자기 과거로 돌아가는 회차도 있습니다. 같은 방식이 두 번 반복되지 않으니 “또 이거네” 하는 순간이 오지 않았습니다. 회차가 많아질수록 생기기 쉬운 힘 빠지는 구간을 톤을 바꾸는 방식으로 넘깁니다.

그래서 저는 두 편씩 이어 보는 쪽이 이 작품과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한 편만 보고 덮으면 그날의 인상이 한쪽으로 치우치는데, 두 편을 이어 보면 서로 다른 결이 한 번에 들어와 작품의 성격이 더 잘 보입니다.

쫓는 쪽도 쫓기는 쪽도 이해가 됩니다

이탕(최우식) 은 우연히 사람을 죽이게 된 평범한 대학생이고, 장난감(손석구) 은 그를 쫓는 형사입니다. 두 사람의 시점이 교차로 나오는데, 한쪽이 무엇을 숨기는지 관객은 알고 있고 다른 쪽이 그걸 어떻게 좁혀 오는지를 보게 됩니다.

최우식이 연기하는 이탕의 능청스러움이 좋았습니다.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놓고도 겉으로는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그 태연함이 불안하게 작동합니다. 맞은편의 손석구는 집요함으로 섭니다. 소리치거나 몰아붙이지 않고 그냥 계속 옵니다.

흔한 추격극과 다른 점은 양쪽 다 이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탕이 왜 그렇게 됐는지도 알겠고, 장난감이 왜 놓지 않는지도 알겠습니다. 어느 한쪽을 응원하기 어려운 상태로 계속 보게 되고, 결말이 다가올수록 불편해집니다. 누가 이겨도 깔끔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 찜찜함이 이 작품이 노리는 자리로 보였습니다.

무거운 질문을 웃기게 풉니다

도덕적 딜레마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각본이 신선했습니다. 나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정당한가, 우연이 반복되면 그것도 선택인가. 정색하고 다루면 무거워질 질문인데 웃깁니다. 심각한 상황에서 인물들이 엉뚱하게 굴고, 그 어긋남이 웃음이 됩니다. 웃고 나서 곧바로 “이걸 웃어도 되나” 싶어지는데, 그 불편함까지가 의도로 보입니다. 긴장을 계속 주는 대신 풀었다 조이는 방식이라 일곱 시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가장 오래 남은 장면은 첫 사건 뒤 이탕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대목입니다. 특별한 연출 없이 아무렇지 않게 라면을 먹습니다. 그 태연함이 도덕적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죄책감을 대사로 설명했다면 이만큼 서늘하지 않았을 겁니다. 판단을 관객에게 넘기고 인물은 그냥 살아가는, 이 작품의 방식이 이 장면에 압축돼 있습니다.

아쉬웠던 지점 — 회차별 편차

톤이 바뀌는 건 장점이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어떤 회차는 다른 회차보다 확실히 약합니다.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다 보니 잘 맞아떨어지는 회차와 그렇지 않은 회차의 차이가 생깁니다. 전체 흐름을 해칠 정도는 아니지만, 균일한 완성도를 기대하면 중간에 한두 번 갸웃하게 됩니다.

중반의 어느 에피소드에는 현실의 특정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그 지점에서 이야기 밖으로 한 번 끌려 나왔습니다. 작품 안에서 굴러가던 긴장이 잠깐 끊깁니다.

그래도 안전하게 갔다면 평균은 올라갔겠지만 기억에 남는 회차도 없었을 것입니다. 몇 번의 실패를 감수하고 매번 다르게 간 쪽을 저는 더 쳐줍니다.

두 편씩 나흘이 가장 잘 맞습니다

두 편씩 묶으면 12화 1시간 44분, 34화 1시간 41분, 56화 1시간 49분, 78화 1시간 56분입니다. 네 묶음의 차이가 15분뿐입니다. 63분짜리 5화 뒤에 46분짜리 6화가 붙어 서로를 상쇄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두 시간 조금 안 되게 잡아 두면 나흘 뒤에 끝나고, 날마다 남는 시간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 주말 하루 — 오후 두 시에 시작하면 저녁 아홉 시가 조금 넘어 끝납니다.
  • 이틀 — 4화 끝에서 끊으면 3시간 25분과 3시간 45분입니다.
  • 여드레, 하루 한 편 — 가능하지만 회차마다 분위기가 크게 바뀌는 구성이라 간격이 벌어지면 앞 화의 결을 잊게 됩니다. 매일 이어 가실 수 있을 때만 권합니다.

블랙코미디와 스릴러 조합이 맞는다면

블랙코미디와 스릴러 조합을 좋아하시는 분께 맞습니다. 두 톤이 따로 놀지 않고 한 장면 안에서 섞입니다. 손석구·최우식 배우를 좋아하신다면 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둘 다 여덟 화 내내 중심에 있습니다.

반대로 일관된 톤을 원하시는 분께는 갈릴 수 있습니다. 회차마다 다른 것이 이 작품의 성격이라, 그게 산만하게 느껴지면 맞지 않습니다. 폭력 장면을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코미디 톤이 섞여 있다고 해서 수위가 낮은 것은 아닙니다. 진지하게만 가는 범죄물을 기대하셨다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제게는 7시간이 짧게 느껴진 작품이었습니다.

※ 회차별 러닝타임·공개일·출연진은 TMDB 기준이며 2026년 8월에 확인했고, 러닝타임은 2026년 9월에 다시 대조했습니다. 총 시청시간과 누적은 회차별 러닝타임을 직접 더한 값입니다. 넷플릭스 앱 표시와는 1~2분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며, 결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8부작 다른 작품과 분량을 비교하시려면 넷플릭스 8부작 총 시청시간을 참고하세요.

2026년 9월 27일, 따로 있던 시청시간 정리 글을 이 후기에 합쳤습니다. 예전 주소로 들어오시면 이 글로 연결됩니다. 틀린 곳은 문의로 알려 주세요.